음식찬미


음식을 어떻게 여기는가에 대해서는 앞서 얘기했지만, 그거랑은 별개로 각각의 음식에 대한 호불호는 있어요. 아주아주,아주아주,아주아주,아주아~주 좋아하는 음식은 딱 3가지.

만두! 잡채!! 꽃게찌개!!!

요 3가지죠. 꽃게찌개는 찌개이다 보니 밥과 같이 먹는 것이지만, 만두나 잡채를 먹게 되는 경우에는 따로 밥을 먹지 않죠. 어처구니없이 단순할 정도로 오, 로, 지 만두나 잡채만 !!! 을 먹지요. 밥이 있더라도 밥을 비우고, 밥공기에 만두나 잡채만을 듬~뿍 담아서 먹는답니다. 남들이 보면 좀 이상하게 보기도 해요. 왜 밥 나두고 그것만 먹냐구요. 하지만, 좋은 걸 어떻해요!!!

 만두는 말이죠. 손수 빚은 만두든 기계로 빚은 냉동만두이든 가리질 않아요. 또한 만두소에 따라서 어찌나 씹는 맛이 다른지 고기만두든, 김치만두든, 새우만두든 다~ 쪼아요. 쪄먹을 때의 맛과 구워먹을 때의 맛은 확연히 달라요. 그거 아시나요? 막 쪄서 나온 만두도 맛있지만, 찐 만두를 다 식힌 후에 상온에 보관해서 약간 서늘하게 해서 먹는 만두조차 고것 특유의 맛을 지니고 있다는 거! 그런 만두를 제 취향에 맞춰서 조금 색다르게 먹는데요. 보통은 간장에 찍어 먹지요? 저는 고추장에 찍어 먹는 답니다. 히힛~  고 탐스런 만두를 하나씩 씹을 때의 그 무한히 황홀한 감격을 느끼면서 하나씩 먹다보면 불연듯 찾아오는 두려움. ‘아아앗! 이제 몇 개 안 남았다! 더 아껴서 더 많이 씹어 먹어야지!!!’

 잡채 또한 대단한 음식이죠! 고 유들유들한 당면에다가 상큼한 각종 채소, 절대 빠져서는 안되는 버섯까지! 여러가지 재료들을 타닥탁탁탁 거리며 도마 위에서 얇게 썰고, 적당히 삶아져 투명한 제 색을 찾은 당면을 약간의 양념과 함께 손으로 요리 비비고~~, 저리 비비고~~ 그야말로 손 맛을 느낄 수 있어요. 후후후. 글구요, 잡채를 제대로 먹으려면요. 접시가 아닌 밥그릇에 담아야 되요. 왠지 아세요? 접시에 담긴 잡채를 젓가락으로 집으면 얼마 집히질 않아요. 하지만, 밥그릇에 담은 후에 젓가락으로 집으면 풍~성하게 집혀져서 한 입 가~~아~~아~~득 먹을 수 있다는 거! 한 입 가득한 잡채를 씹는 고 맛, 아흑 최고야! 또또또, 잡채를 거의 다 먹다 보면 얇고 짧게 썰린 채소나 당면이 남게 되는데, 고거까지 숟깔로 긁어 먹어야 진정으로 ‘나는 잡채를 먹었다!’라고 할 수 있는 거예요! 당면 한 면발 남기는 것도 용서할 수 없어요!!!

 꽃게찌개는…왕 입니다요! 찌개의 왕 이십니다! 제 철에 살이 꽈~아~악 찬 꽃게찌개. 고 살을 발라먹는 맛이란~아!아!아!~온갖 역경 겪으신 환갑의 어르신도 맑디 맑은 어린아이의 순수한 마음으로 돌려 놓고, 얼굴에 뚫리지 않을 철판깐 듯 부끄럼 하나 없는 아주머님도 옛 첫사랑과의 입맞춤 기억에 설레여 살짝 도드라진 볼에 홍기를 띄워버리죠! 그런 면에서 꽃게는 절대로 절,대,로 냉동 꽃개는 안되요! 추위로 얼어붙은 살은 아무리 뜨거운 열로 지피워도 그네들은 겉모습만 꽃개일 뿐 꽃게가 아니예요! 더불어 꽃게찌개를 먹는데에는 지극한 인내심도 필요하답니다. 왜냐구요? 꽃게살을 제대로 먹으려면 꽃개몸통을 한 입에 쑥 씹어먹으면 안되요! 꽃개 몸통 사이사이 구분된 부분에 세심한 젓가락질로 하나도 남기지 않고 살을 파내야하는 겁니다! 꽃개 반마리, 한마리에 있는 살을 모두 빼낼 때까지 시간이 꽤나 오래 걸릴 겁예요. 다 빼기도 전에 먹고 싶을 거예요. 모두 빼는 걸 포기하고 싶어질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참으셔야 합니다. 곧 다가올 천국의 행복을 위하야 참고 견디셔야 합니다! 일일히 정성드려 빼낸 살을 하얀 쌀알 밥 위에 차곡히 쌓아두고 그 위에 따스한 꽃게찌개 국물을 한 숟갈 떠서 살포~시 둘러주세요. 그럼 이제야 모든 준비는 끝난 겁니다. 경건한 마음으로 숟깔을 부여잡고 약간의 밥과 수북~히 쌓여 있는 꽃개살과 함께 시나브로 입 안에 다소곳이 언저 놓는 거예요. 한 입 씹으며 눈을 감는 그 찰나. ‘아!아! 아! 그토록 원하던 유토피아의 절경이 입 안에서 펼쳐지게 되는 겁니다!!!’

크으~~ 이 짧은 몇 마디 글을 쓰면서 이 음식들을 생각했을 뿐인데도 입 안 가득 침이 흥건~하게 고이네요. 후후후.



10/20, 2007 | 떨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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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찬미”에 달린 7개의 댓글

  1. Chuchu 님의 댓글, 10월 20일, 2007 12:52 pm 인용하기

    꽃게를 ‘꽃개’로 쓴 것을 이제서야 알아챘다. 다른 단어나 맞춤법과는 달리 전혀 의도적으로 쓴 것이 아니였다. 본문에서 여러번 쓴 말인데, 그렇게 반복해서 쓸 동안 왜 진작 눈치채지 못했을까? 모르는 것을 잘못한 것은 부끄럽지 않지만, 알고 있는 것을 잘못한다는 것은 어찌나 창피한지……

  2. lime 님의 댓글, 10월 20일, 2007 1:48 pm 인용하기

    꽃개 이쁜데요~ ㅎㅎ

    저도 만두랑 잡채 엄청 좋아해요, 꽃게는 비싸서 -_-
    집 근처 지하철역에 언제부터인지 만두 12개 1인분을 이천원에 팔더군요.
    원래 다니던 단골만두집은, 맛도 좋고 질도 좋지만
    가격이 좀 있어서, 배 채우기에는 좀.. 모자란 감이 있더라구요.

    그래서 어느날 밤, 만두 한번 실컷 먹어보자 맘을 먹고
    만두 2인분을 포장해와서 집에와서 먹는데;
    왠걸, 다 못 먹겠는 거에요!
    남은 만두 세어봤더니 10개.
    역시.. 1인분은 좀 모자라고 2인분은 넘 많은 경계선.

    그래도 담번에도 또 2인분을 사지 않을까 싶어요.. ^^;
    차라리 먹고 남기자,는 식탐심리. -_-

  3. Chuchu 님의 댓글, 10월 20일, 2007 4:01 pm 인용하기

    lime 님도 음식을 푸짐하게 드시는 걸 좋아하시나봐요. 저는 왠만하면 음식을 남기지 않으려하지만, 일단 준비할 경우에는 무조건 남길 정도로 충분히! ^^ 설령 남기게 되더라도 일단 풍성하게 놓인 음식은 보는 것만으로도 좋아지는 걸요 ^0^

    저는 다행이도 집근처에 맛있는 만두집이 있어요. 손만두집인데요. 고기만두는 8개,김치만두는 6개 1500원이예요. 숫자로는 적어보여도 만두 하나하나를 크게 만드는 집이라서 김치만두 6개를 먹으면 배가 빵- 빵- 빵- 해지죠. 아, 오늘은 저녁끼니로 사다먹을까나~

    lime님도 만두를 좋아하신다니 후후 언젠가 함께 맛있는 만두집 고고싱?~ ㅋㅋㅋ

  4. lime 님의 댓글, 10월 22일, 2007 11:58 am 인용하기

    ㅎㅎ
    재밌네요, 언제 만두나 한판 같이 하실래요? 뭐 그런거.. ㅋㅋ

  5. Chuchu 님의 댓글, 10월 22일, 2007 7:01 pm 인용하기

    — 만두 미팅 공지 —
    A월 B일 C시 X에서 만두 한판 미팅이 있겠습니다. 미팅 비용은 만두 1인분 2000원입니다. 최고의 만두와 함께 무한정으로 단무지와 김치가 제공되는 황홀한 추억을 남기실 당신을 초대합니다. 1인분 이상을 드실 분은 필히 여분의 소지금을 지참해 주시기 바랍니다.
    — 공지 끝 —

    어떤가요? 풋- ^0^

  6. lime 님의 댓글, 10월 23일, 2007 11:29 am 인용하기

    ㅋㅋㅋ 재밌네요~
    왜 제 주위에는 이렇게 만두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은지~
    행복해집니다 ^^

  7. Chuchu 님의 댓글, 10월 24일, 2007 8:26 am 인용하기

    제 주위에는 만두를 좋아하는 사람이 딱히 없어 부럽네요.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좋아하는 음식을 먹을 수 있다’ 참 행복한 일이지 않을까요? 언제까지나 그 분들과 함께 하시길 바래요.^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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