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방식이 국민을 위한 것인가?

성분명 처방 제도와 집단 휴진.
31일 오후, 전국적인 집단 휴진이 있었다.1 이는 성분명 처방 제도의 철회를 요구하는 의사들이 집단 투쟁에 나섰기 때문이다.
‘성분명 처방 제도’이라 함은, 오는 9월 17일부터 10개월간, 시범적으로 국립의료원만을 대상으로,2 의사가 특정 제약사의 약을 처방하는 대신 약의 성분만을 처방하는 하는 것이며, 의약품도 20개 성분 32개 품목에만 한한다. 이 중 15개 성분은 아스피린 등 처방전 없이 구입할 수 있는 의약품이다. 처방전이 필요한 5개 성분도 건강에 치명적인 부작용이 없는 것으로 조사된 소화위장약, 비타민D제제 등이다.
이는 환자가 직접 싸고 좋은 약을 선택할 수 있고, 꼭 병원 근처의 약국이 아닌 집 근처의 약국에서도 약을 살 수 있도록 하는 취지이다.3
이 제도의 취지를 생각하면, 소비자(환자)의 입장에서는 반가운 소식일 수 밖에 없다. 비슷한 효과를 지닌 약을 저렴한 가격에, 원하는 장소에서 구입할 수 있게 되는데 어떤 소비자가 싫어하겠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한의사협회(이후 의협으로 표기)는 왜 반대를 하는 것일까?
의협의 주된 주장은, 대체하게 될 의약품, 복제품들의 약효에 차이가 있을 수 있으므로, 그로 인한 부작용이 우려되며, 이는 곧 국민 건강에 해를 끼치게 된다는 것이다. 안정성이 확보된 약품으로 제한된다4는 정부측 입장에 대해서도, 생물학적 동등성 시험의 결과가 조작된 사례5가 있다며 그 안전성을 신뢰하지 못 하고 있다.
집단 휴진이 국민을 위한 것인가?
보도되는 기사를 통해서는, 의협이 이 제도의 취지 자체를 부정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 제도는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으니 이를 완전히 철폐해야만 한다는 식이다. 좋은 의도를 가진 제도를 왜 완전히 철폐해야만 하는가? 한발짝 물러서 제도를 보안하는 방향으로 바꾸는 것은 안 되는가? 악영향이 우려되는 제도를 보안해서 단점을 최대한 줄이고, 장점을 살리는 제도로 바꾸는 것이 정말 ‘국민의 위한’ 행동이 아닌가?
생등성 시험의 신뢰성 문제, 의료품(복제품) 정보의 소비자 전달 문제6나 약국에서 악의적인 목적으로 마진이 높은 약만을 취급할 수 있는 문제등 의학, 약학에 지식이 없는 나같은 일반인들도 생각할 수 있는 문제들이 많은 터인데, 정부 담당자나 의사들은 더 많은 부작용은 우려해 볼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일방적인 의사 의견의 순응(medical compliance)을 보일 수 밖에 없는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소비자를 대신하여, ‘국민을 위한’다는 의협에서 적극적으로 시험 제도 속으로 뛰어들어 관찰하고 보완하여 국민을 안심시켜 줄 수는 없는가?
생등성 시험 조작으로 완전히 신뢰하기 힘든 정부, 2000년 의료 파업과 두 달전 의료계 로비7로 신뢰하기 힘든 의협. 둘 모두 자기만 맞다고 바락바락 주장하지말고, 타협점을 찾아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는 없는가? 이 둘의 관계에 윈-윈(win-win) 전략은 존재하지 않는 것인가?
이러한 생각이 전달되기도 전에 의협에서는 또다른 일을 계획하고 있는 것 같다. 2000년 의료파업을 다시 맞이하게 될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우리는 8.31 비상총회를 계기로 의료계의 단합된 모습을 대내외에 과시하고 정부의 잘못된 보건의료정책을 엄중히 비판하여야 합니다. 만약 이러한 경고에도 불구하고 끝내 참여정부가 부조리한 정책들을 철회하지 않는다면 이후 보다 강도 높은 투쟁에 돌입하게 될 것입니다…
…의료계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기어이 성분명처방 강행을 위한 절차를 정부가 진행한다면 의료계의 총의를 모아 의약분업 거부 및 휴폐업을 포함한 더욱 강력한 대정부 투쟁을 전개해 나갈 것입니다. 오는 8.31 오후 휴진과 비상총회는 오직 그 단초일 뿐입니다. 이날 성공적인 결과를 거두어야만 그것을 바탕으로 회원들의 뜻을 모아 우리의 의지를 관철 할 수 있습니다…8
정녕 의협은, 의료 파업이 국민에게 선(善)이 된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인가?9
- 한국일보 - “환자가 봉이냐” 헛걸음 울분 [돌아가기]
- 성분명 처방의 효과, 부작용을 알아보기 위함 기초조사적 목적 [돌아가기]
- 국정 브리핑 - 약 성분으로 처방하면 무엇이 좋아질까 [돌아가기]
- 국립의료원 강재규 원장의 인터뷰 중 - 우선 국립의료원에서 시행하고 있는 성분명에 대해서 20품목이 있는데 거기에는 안전성이 확보돼 있고요, 전문의약품이 5품목이 돼 있고 일반의약품이 15품목으로 돼 있는데 일반의약품은 생동성 실험이라든지 약효의 동등성은 배제돼도 됩니다. 그래서 이런 약제들은 오랫동안 사용됐고 처방이 돼 있기 때문에 안전성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보시면될 것 같고요. 의협에서 말씀하고 있는 그런 문제성에 대해서는 우리나라 약제가 1만 6000여 개 나와 있는데 그 중에서 생동성실험이 안 된 약제가 있습니다. 그런 부분들은 앞으로 더 검증도 받고 또 효력이 없다고 하면 삭제도 할 필요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약제의 기준은 보건복지부 약제기준이 있고 그 기준에 의해서 식약청에서 약제등급을 받고 있습니다. 이런 허가된 데에서 받는 것은 오리지널 약품의 80%에서 120%까지 동등성이 인정되고 있기 때문에 등재가 되고요. 또 국내에서 판매되고 우리 국민들이 복용하고 있습니다. [돌아가기]
- YTN - 약효시험자료 조작 의약품 무더기 적발 [돌아가기]
- 각 약의 가격은 어떻게 다르며, 성분과 효과는 어떠한 차이가 있는지 등의 정보 [돌아가기]
- 이데일리 - `의료계 로비` 조직적으로 이뤄졌다 [돌아가기]
- 8월30일자 대한의사협회 보도자료 ‘회원 여러분께 올리는 글’ 중 [돌아가기]
- 남미로닷컴, 브라질 의료 파업 84일, 사망자 발생 [돌아가기]
09/1, 2007 | 또 다른 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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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방식이 국민을 위한 것인가?”에 달린 5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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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들 밥그릇 지키기죠 뭐..
우리나라의 집단이기주의는
이제 위험수위인것 같습니다..
의협에서 방식을 좀 바꿔주길 바라고 있습니다.
의협의 주장에는 공감하지만, 단체행동의 방식에는 동의하기가 힘드네요.
좀더 국민에게 다가갈 수 있는 그런 방법을 고민해 주길 바랍니다.
성분명처방의 득과 실…
9월 중 시행할 국립 의료원의 성분명처방 시범을 앞두고 오늘 오후 의원들의 오후 진료 휴진이 있었다. 성분명 처방이 무엇인지 짚고 넘어가야 한다. 이러한 정책은 최종 소비자인 국민들이 …
자유
네, 의협이 제도에 대해 ‘반대하는 것’ 자체를 거부하는 것이 아니죠.
이번 일의 주초점이 의협과 정부의 갈등이 아닌, 국민의 이득(편리)에 맞춰주길 기대합니다.